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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달달한 식품 섭취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 강재헌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임상영양연구소 교수
  • 기사등록 2016-04-26 1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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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복지일보 장민주 기자]다음은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강재헌 인제의대 교수의 기고 칼럼이다

작년 봄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당류 섭취에 대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어린이와 성인 모두 당류 섭취를 총 섭취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하도록 강력히 권고했으며 5% 미만으로 줄이면 건강이득이 더 크다고 발표했다.

 

금년 들어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당류저감종합계획을 수립, 본격적으로 당류 저감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당류는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설탕, 포도당, 액상과당 등 단맛을 내기 위해 식품에 첨가하는 단순당들을 통칭해 당류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당류들은 열량만 있을 뿐 다른 몸에 유용한 영양소는 거의 없고 음식 양의 증가없이 열량만 높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국민의 평균 총당류 섭취량은 1일 열량 섭취량의 14.7%, 이중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는 1일 열량 섭취량의 8.9%이다. 이 정도면 서구 국가들보다는 당류 섭취량이 다소 적은 편이기는 하나, 섭취량의 증가속도가 문제이다.

 

2007년과 비교했을 때 총당류 섭취량은 21%,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35%가 늘었으며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 비율도 증가했다. 더욱 더 우려되는 것은 영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이 음료수, 가공식품 등을 통해 단 음식에 길들여지고 있는 현 상황이다.

 

사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 중 하나가 바로 입맛이다. 어릴 때 단맛에 길들어지면 평생 단맛을 선호하게 되고 덜 달게 먹는 것을 힘들어 하게 마련이다.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이 1일 열량의 10%이상을 초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질병 발생 위험이 높다. 비만은 39%, 고혈압은 66% 이상 발병률이 높다고 조사됐다. 그리고 비만, 당뇨병, 지방간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당류 섭취를 줄이면 질병이 개선되거나 완치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당 섭취 줄이기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일부 도시나 국가의 경우 더 나아가 ‘설탕세’를 부과하는 강경책을 쓰고 있다.

 

비만과 지방간, 당뇨병으로 당류 섭취를 줄여야 하는 40대 남성 환자의 예를 들어보자. 어릴 때부터 단 음식을 즐겨먹고 단 음료를 무척 즐겨하는 이 환자에게 당류 섭취 제한은 그 자체가 고통이다. 더 문제되는 것은 편의점이나 매장에서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당함량이 기재된 제품이 적다 보니 살 때마다 고민이다.

 

더욱이 매대에 진열된 대부분의 식품이 당이 많은 것이다 보니 선택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당이 덜 들어간 건강에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다 보니 다시 더 단 식품을 만들어 팔게 되고 당류를 덜 쓰고도 맛있는 식품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게 된다.

 

이번에 식약처에서 수립한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이러한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달지 않은 건강한 식품을 기꺼이 구입하도록 국민 개개인의 식습관과 인식을 개선하고, 식품업체에 대한 정책적 접근을 통해 당류를 줄인 식품을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당류 줄이기 추진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 추진을 통해 당류 섭취와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제고되고 식품업체들이 덜 달고 더 건강에 좋은 식품을 제조하는 변화가 시작된다면, 그 다음 단계로는 당류가 많이 들어간 식품에 부담금을 부과하여 이 재원으로 건강에 좋은 식품 생산을 위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에 사용하는 정책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과다 섭취 이외에 또 하나의 문제는 배달음식과 요식업체의 식단에 당류가 점점 더 많이 첨가되는 문제이다. 여기에다가 최근 일고 있는 ‘집밥’에 설탕을 과다 사용하는 일부 분위기는 국민 건강을 더욱더 위협하고 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우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정에서 당류 섭취를 줄이려면 어떤 방법이 도움이 될까? 반찬을 조리할 때 설탕, 시럽, 꿀 등 첨가당의 사용을 줄이고, 대신 양파, 천연조미료 등 다른 방법으로 맛을 내는 지혜가 요구된다.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영양성분 표시를 확인해 가급적이면 당류 함량이 적은 식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탄산음료, 단 커피음료, 과즙음료 등 당류가 많이 함유된 달콤한 음료보다는 물이나 당류가 들어있지 않은 음료를 많이 마시도록 한다.

 

이러한 당류 저감화 정책이 좋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와 국민들의 인식 개선,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는 식품업체들의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긍정적 변화가 시작된다면 국민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은 저절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의료비 지출이 줄어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강재헌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임상영양연구소 교수
정리 장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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